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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의 시작! 자인빌리지

2023.11.1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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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정신줄을 놓고 축 늘어졌다.

호천이 ‘응?’ 하고 깜박 잊었다는 듯 그제야 허윤과 제갈예에게 보고했다.

“아, 참. 장원 주변엔 더 없습니다. 그 세 사람이 다입니다.”

허윤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했소.”

하지만 제갈예는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도연’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채 마라왕 셋을 잡은 건 큰 성과였다.

그런데 그 잡은 방법이 어째 좀…….

군사로서 이런 황당한 방식을 다 감안하고 전략이나 전술을 짜는 게 가능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니 괜히 가슴이 답답해졌다.

“…….”

한데 아직 완전히 혼절하지 않은 자가 있었다.

무명자였다.

무명자는 겨우겨우 입을 떼어 말했다.

“우리가 패했다고…… 안심하지 마라. 크흐흐…… 우리 중 나머지 넷은 어디에 있을까?”

대홍랍강이 포대를 가져왔다.

“아직 입이 멀쩡한 친구가 있네그려.”

무명자가 깜짝 놀라서 말을 빨리했다.

“곧 그들이 신주를 파괴할 것이다! 조화신공 없는 천마신공은 자멸로 가는 길! 우리를 살려 주지 않는다면 너희 중에 천마신공을 익힌 놈들은…….”

쑥!

“패!”

백룡회원들이 우르르 몰려서 몰매를 때렸다.

제갈예가 허윤에게 말했다.

“저자의 말을 귀담아들을 것 없습니다. 살려 주면 후환이 되니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나머지는 무림맹으로 간 모양이니, 그들끼리 싸울 때 우리가 뒤를 치면 됩니다. 하면 무림맹도 손에 넣고, 그곳에 있다는 신주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허윤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죽이지 마시오.”

“예?”

제갈예가 허윤과 마라왕들을 번갈아 보았다.

그가 급히 설득했다.

“깨어 있으면 위험한 자들입니다. 목을 치는 데 망설일 필요 없습니다. 정보는 무림맹으로 간 자들에게서 얻으면 됩니다.”

“저들의 말대로라면 곧 무림맹과 최종 결전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거잖소.”

“그렇습니다.”

“하면 저들을 쓸 데가 있소.”

설마…….

제갈예가 힘껏 고개를 저었다.

“야율가의 여식이나 장강용왕과는 다릅니다. 저들은 놔줘서도 안 되고, 백룡장에 끌어들이는 건 더더욱 안 됩니다. 지금도 의심받을 여지가 차고 넘칩니다. 결사반대입니다!”

“내 말을 오해했구려.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쓸 데가 있다는 거요.”

* * *

막빈자는 가물가물하며 깨어났다.

하도 맞아서 눈이 부어 잘 떠지지 않았는데, 왠지 어두운 게 밤인 듯했다.

‘아직 안 죽었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일단은 깨지 않은 척 귀만 열고 주변의 얘기를 들었다.

두런두런하며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하셔야겠습니까?”

“해야지. 이런 기회가 흔치 않잖소이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듯합니다. 어떻게 산 사람을…….”

“저들이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면 될 거요. 피와 살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렇게 스스로 되뇌는 거지.”

흠칫.

저것들이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아, 뭘 좀 가져와야겠소. 잠시…….”

허윤이 잠깐 자리를 비우고 나가자 남은 이들이 수군거렸다.

“저기 놓은 게 그 화령성인가 하던 남십자성 성주의 박피도 아닙니까.”

“그렇다네. 껍질 벗기는 데 아주 기가 막히지.”

껍질? 껍질을 벗긴다고?

“어유, 끔찍합니다. 난 이거 안 쓰셨으면 좋겠는데.”

“나도 가끔 롤배팅 떨어질 때가 있지만…… 그래도 어떡하나. 먹어 보면 맛있잖은가.”

“그렇긴 하죠.”

“아마 속사정을 알고도 먹을 사람이 많을걸? 회주의 칼 솜씨야 뭐 워낙 알아주니까.”

이…… 이것들이 어째 정신이 온전해 보이지 않는다 했더니, 생사람을 잡아먹는 건가?

이후 들려오는 얘기는 더 가관이었다.

“마라왕을 죽이지 않은 보람이 있으면 좋겠는데.”

“살려 두신다고 했으니, 당분간은 그러시겠지.”

막빈자는 소름이 돋았다.

그 같은 고수가 고문 같은 걸 당해 본 적이 있을 리 없다.

물론 정신력으로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을 터다.

하나 살려 둔 채로 껍질을 벗기고…… 먹기까지 한다면…….

그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버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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